#43 닭한마리 충무로를 지나다 보면 누구나 꼭 하나쯤 생각이 나는 음식이 있을테다. 미국 국적으로 태어나 한국에서 같이 대학을 다니고 미국으로 돌아간 내 친구는 이 근처에서 살며 반반국수집에 가는걸 좋아했다. 동국대에서 학교를 다닌 친구는 이 근처에 오면 카레를 먹으러 가자고 하고는 했다. 언젠가 트친들과 맛집 모임을 하던 시절에는 필동면옥을 갔다가 술한...
#42 꽃꽂이 죽도록 일만 하는 아싸답지 않게, 나는 회사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꽃꽂이 동아리. 회사 사람들과 돈을 모아 정기적으로 플로리스트 선생님의 강습을 받는다. 회사 지원금도 조금은 나와서, 시중에서보다 싼 가격에 꽃을 접하고 있다. 회사에서 꽃으로 온갖 활동을 하고 재료가 남으면 집에 가져온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는 종종 내가 만든 꽃다발...
#41 14일 오늘은 41일째 글쓰기. 10월 14일 월요일. 14일에 대해서 말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날이다. 조금 전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손과 코를 씻고 옷을 반만 갈아입고 자리에 앉아 글을 쓴다. 샤워를 하고 나면 열두시가 넘어버릴 것 같아서. 이효리는 거꾸로 해도 이효리인데, 41은 거꾸로 하면 14. 오늘 생일인 친구 한동안 카톡의 '생일친...
#40 코스터 도자기 코스터를 주는 카페에 다녀왔다. 나는 따뜻한 음료를 마셔서 컵받침이 있는 머그가 나왔지만 ㅈ는 아이스 음료를 주문했기에 카페에서 테이블에 도자기 코스터를 깔고 유리잔을 준비해주셨다. 코스터 위에 놓인 잔을 들었다 내려놓으면 코스터에 물이 고인 것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대신에 물이 고이라고 만들어진 물건이 코스터일텐데, 코스터에 물이...
#39 엑셀 대부분의 사무직에게 엑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도구다. 잘 쓰면 잘 쓸수록 도움이 되는 것. 회사에서 지긋지긋하게 쓰는 것이 엑셀이다보니 토요일 저녁에 엑셀에 대해서 말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마침 내일 아침 휴일근로를 하게 되었으니 오늘 같은 날 써보는 것도 괜찮겠다. 평일에 퇴근 후 엑셀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건 더 싫을지도 모르...
2019.10.11. #38 유리컵 나를 아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잘 알겠지만, 나는 물건 골라 사는 것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선뜻 구매를 망설이는 물건이 오늘의 주제, 컵이다. 그 중에서도 머그컵이 아닌 유리컵 말이다. 내가 유리컵을 잘 사지 않는 이유는 이랬다. 1) 유리컵으로는 찬 음료만 마시게 된다. 요즘은 내열이니 뭐...
#37 쿠폰 지갑이 돈 외의 것으로 뚱뚱해지는 것은 비단 나만 겪는 일은 아닐테다. 현금으로 두둑해지면 좋겠지만, 쉽게 두둑해지지는 않는 지갑 사정을 위해 절감의 기회라도 얻어보려 쿠폰에 성실하게 도장을 찍어둔다. 하지만 그 기회는 어지간해서 오지 않는다. 얼마 전 뚱뚱해져서 가죽이 늘어나게 생긴 지갑을 정리하다 발견한 내 쿠폰도 그랬다. 한두번 가기도 힘...
#36 방칼 방칼 먹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다. 여름이 끝나가서 여름 옷을 다 못입으니 기쁘네 마네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11 수박 참고), 그런 소리를 하고도 근 한달이 지나서야 정말로 여름 옷을 그만 입게 되었다. 오늘은 꽤 추웠다. ㅈ와 한강으로 나들이를 나갔는데, 낮에는 따뜻한 편이었지만 저녁이 되자 춥더라. 7부 티셔츠에 자켓을 입었는데 추웠다....
#35 한약 지금 시각 오후 11시 22분. 야근을 하고 택시를 타고 귀가한지 약 15분 가량 되었다. 전국 노래자랑 MC톤으로 말을 거는 택시 기사와 한밤의 드라이브를 즐긴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중이다. 차멀미가 심해 10초에 한번씩 토기를 느끼는 중이라는 뜻이다. 차를 내린지 20분이 되어가고 있다. 이 네 문장을 머리에 힘을 주고 토를 참느라 5분동안...
#34 담배 얼마 전 추석연휴에는 유명 MC 두명이 나와 담배가 나쁜지 술이 나쁜지에 대해서 끝장토론을 벌이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이놈의 토론이 어디까지 가나 보고 싶었는데, 이 방송을 거실 TV에 틀어두는 것을 흡연에 대한 비방으로 느낀 가정 내 흡연자(부친)가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내어 아쉽게도 결론은 보지 못했다. 그 순간에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아기의...
#33 플러스펜 쉽게 쓰여진 글씨 얼마 전 회사에서 메모를 하다가 검은 색 플러스펜 하나를 버렸다. 잉크가 거의 닳아 글씨가 흐려지게 써진 탓이다. 날카로워 보일 정도로 뾰족하던 펜촉 끝이 뭉툭해지다못해 갈라지고 있었다. 책상 위에 펜을 하나만 두고 쓰는 타입이 아니라서 널브러진 펜들 중 비교적 새로 꺼낸 플러스펜을 또 집었다. 그리고 또 체크리스트를 써나...
#32 사탕 얼마 전 회사 선배가 캐나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메이플 시럽 사탕을 사다줬다. 원래는 메이플 시럽을 사다준다고 해서 핫케익을 해먹을까 갖은 망상을 떨었는데 사탕이 왔다. 사준다는 사람에 맞춰야지 어쩌겠어. 다행히 정말 딱 메이플 시럽 맛만 나는 사탕이어서 일을 하면서 당이 필요한 기분이 들 때 쫩쫩쫩 잘 먹었다. 고마워요 선배. 사탕을 그다지 좋...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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