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핸드백 친구가 결혼을 한다. 회사 선배, 회사 동기가 아닌 '친구'. 만난 지 올해로 15년이 되었나? 감히 세월 운운 하기에는, 친구가 또래 중 결혼을 일찍 하는 편이다보니 또 그리 오래 흐른 것만 같지는 않다. 사람이 15년 자라면 많이 자란 것도 아닌데. 여름 휴가 대신 가게 된 겨울 휴가를 2주 남겨두고, 면세점을 둘러보다 나도 가방을 사야하...
#78 바다 나는 산이 좋다 vs 바다가 좋다 온갖 성향분석 테스트의 단골 문항. 언제나 나는 망설임 없이 바다를 택한다. 바다. 물이 있고 모래가 있고 하늘이 있는 바다. 찰방찰방 또는 철썩철썩한 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바다. 때로는, 운좋게 평소보다 큰 달과 물 속으로 녹아내리는 불덩어리를 볼 수 있는 공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하지만 좋...
#77 인터넷 쇼핑몰 오늘도 택배를 받았다. 택배 배송 완료 문자가 오면, 잰 걸음으로 출입문을 열고 나가, 빠르게 물건을 챙겨 자리 옆에 내려두고, 여유가 될 때에 빠르게 송장을 찢어 버리고, 자를 잰 듯 정확한 각으로 테이프를 갈라낸다. 마치 상자박사처럼 빠르게 이 프로세스를 밟고 나면 뽁뽁이애 싸인 내 '새 것'이 나타난다. 물건에 이상이 없는 지 살...
#76 생리컵 약 32일만에 피의 주간이 찾아왔고 그 사이에 나에겐 새로운 도구가 생겼다. 생리컵. 몇 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써보고 추천을 아끼지 않던 물건이지만 알아온 시간에 비하면 꽤 늦게 써보게 됐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이렇게 늦게 쓰게 됐느냐. 굳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하면 탐폰도 꽤 늦게 ...
#75 피규어 어딜 가나 흔하게 보이는 게 피규어다. 요즘은 '아트토이' 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부가가치의 영역에 들어선 그 피규어. 한동안 오타쿠의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피규어나 장난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상해보이지는 않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참으로 묘하다. 내가 초등학생~중학생 무렵일 때에 피규어는 나이 많은 오빠들이나 사는 물건이었다. 주로 ...
#74 머리카락 난 머리칼이 많은 사람으로 태어났다. 남들보다 머리숱이 많은 편이라는 뜻이다. 평소에는 그것이 잘 티가 나지 않게 묶거나 모자를 쓰거나 펌을 해서 가라앉힌 상태기 때문에, 머리 숱이 많다고 하면 다들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하지만 미용실에 가면 나는 드라이 해주기 어려운 사람 1위가 되어버리고 말지. 혹시 정말인지 궁금하다면 머리를 감은 후...
#73 배쓰밤 먼 곳까지 여행을 왔더니 굉장히 피로한 밤이다. 오늘 같은 날에는 배쓰밤 하나 딱 풀고 몇 번 찰방거리다가 샤워하고 빨리 머리 말리고 이불로 기어들어가서 핸드폰 좀 보고 낄낄거리다 잠에 들어야 하는데. 요즘 어지간한 숙소에는 욕조보다는 샤워부스만 있는 추세다보니 이 소망을 실현하긴 좀 어렵겠다. 아, 생각해보니 배쓰밤을 가져오지도 않았구나. ...
#72 핸드크림 핸드크림을 바르고 누웠다. 드디어 오늘 하루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오늘 하루도 무진 힘들었다. 고대하던 방어회 약속(동절기 방어회 박사학위 수여식, 줄여서 동방박사)에 야근으로 불참하고 말았다. 다음 주엔 또 어떤 엿같은 일들이 벌어질런지. 내가 자기 전에 꼭 바르는 핸드크림은 이솝의 리저렉션 아로마틱 핸드 밤. 시트러...
#71 목도리 동생에게 사준 머플러와 장갑 세트가 오늘 도착했다. 파란색과 초록색이 들어가서, 간편하게 끼워 착용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손모아 장갑에 엄지검지만 분리된 스타일이 유행인지 그런 디자인의 장갑이 많더라. 스마트폰 터치가 가능한 제품으로 함께 구비해주었다. 목도리가 한 상자나 있지만 동생 몫의 목도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 집에는 항상 목도...
#70 부츠 아이폰을 통크게 2개월 할부로 질러버린 나에게 남은 것은 카드값. 이 소소한 빚을 청산하기도 전에 또 사고싶은 것이 생겨버렸다. 부츠다.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발은 시렵고 코는 건조하다. 혹시라도 눈이 오게 되면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을 부츠가 필요한 시점이다. 부츠비상구매위원회를 출범하며 사실 내겐 멀쩡한 부츠가 하나 있다....
#69 인형탈 내 하늘에 맹세코 인형탈을 쓴 자를 비웃고 하대하지 않았음을 고하노라. 귀여움과 친근함을 의도하고 만들어진 인형탈이 다소 슬프게 느껴진 때는 아마 내가 성인이 되면서부터인 것 같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 '강남역 10번출구'라고 하면 떠오르던 것은, 고양이카페를 홍보하는 고양이 인형탈 알바생이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도 한참 더 지나기 전부...
#68 롤러코스터 오늘은 비장하다. 일생일대의 롤러코스터 도전기에 대해 써보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볼까. 난 놀이공원을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많은 사람과, 끝이 보이지 않는 대기줄, 그리고 조잡한 플라스틱과 페인트칠은 별로 내 성미에 맞지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대며 테마파크의 안 좋은 이유를 나열해볼 수 있겠지만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 때문...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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